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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존립: 푸른-숨 Lush - Breath 정원애-스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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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예울마루는 지역 미술계의 발전과 우호적 관계를 위해 매년 지역 작가 초대전을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개관 이래 총 10회의 지역 작가 초대전을 통해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해 왔으며, 올해는 제 11회 전시로 공모를 통해 역량 있는 지역 작가를 선정하였습니다. 

이번 2025 예울마루 지역 작가 초대전에서는 지역 미술계에서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온 이존립 작가의 개인전⟪푸른-숨 정원애愛-스미다⟫를 선보입니다. 작가는 순수한 동심의 시선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바라보며, 그 안에 깃든 생명의 숨결을 화폭에 담아냅니다.

전시에서는 최근 신작 대형 회화와 더불어 약 40여 점의 연작이 함께 소개됩니다. 이존립 작가의 ‘정원’은 단순히 꾸며진 뜰을 넘어, 자연 속 생명체들이 서로의 숨결과 서사를 나누는 공존의 공간으로 확장됩니다. 작품 속 생명체들은 고요한 자연의 품에서 잠시 머무르며, 그 공간과 깊은 공명을 이루어냅니다.

바람 부는 숲, 말없이 품어주는 땅,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생명들. 
자연이라는 오래된 쉼터로 한 걸음 들어서면, 작가의 시선을 따라 ‘휴식의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 속에서 당신만의 ‘머무름’을 발견해 보시길 바랍니다. 


GS칼텍스 예울마루






푸른-숨, 정원애(愛)-스미다

“정원에서 피어나는 마음의 풍경”
 
윤 익 / 미술문화기획자(조형예술학 박사)

한 작가의 개인전은 단순한 ‘작품의 나열’이 아니다. 그것은 작가의 생애와 예술적 여정이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 응축되어 드러나는 인생의 이정표이자, 오랜 시간 쌓아온 예술의 집약체이다. 특히 60대 중반, 서양화를 전공한 중견작가에게 있어 개인전람회는 새로운 출발선이 아니라 성숙한 통찰의 시기에서 맞이하는 ‘되돌아봄의 자리’라 할 수 있다. 여수에서 활동하는 이존립 작가는 오랜 세월 동안 시대의 변화와 함께 호흡하며, 지역의 빛과 사람들, 자연과 기억을 화폭 위에 담아왔다. 그에게 이번 전시 「푸른-숨, 정원애(愛)-스미다」는 단지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이라는 뿌리 위에서 자라난 예술의 시간들을 되짚는 과정이다. 자신의 작업이 지역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기억 속에서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오늘의 관람객과 다시 호흡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렇듯 지역의 대표 문화공간에서 열리는 개인전은, 작가에게 있어 ‘귀향’이자 ‘성찰의 무대’이다. 예술적 원점으로 돌아가 자신의 시선을 다시 조율하고, 그동안 쌓인 경험과 감각을 하나의 언어로 재정립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존립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인간 존재의 고단한 삶,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 애환을 화폭에 담아낸 작가였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그의 이러한 초기 회화는 사회적 현실과 개인적 내면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태어났으며, 무겁고 진중한 시선으로 삶의 그늘을 응시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작가는 그의 예술적 궤적을 전환한다. 현실적인 삶의 고통을 재현하는 대신, 자연과 정원을 주제로 삼아 인간의 희로애락 중 ‘희(喜)’와 ‘락(樂)’에 집중하는 길을 택한다. 이는 단순한 주제의 변화가 아니라, 예술이 지닌 치유와 위안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그를 포함한 많은 작가에게 당시의 예술은 언제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작용하는 거울이었을 것이다. 어떤 예술은 눈앞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며, 또 어떤 예술은 현실 너머의 세계를 향한다. 전자가 사회의 구조와 인간 존재의 단면을 드러내는 직접적 예술이라면, 후자는 조화와 초월을 향한 이상적 예술이라 할 수 있다. 

현실을 재현하는 예술은 ‘모방’의 전통 속에 작용한다. 플라톤은 이를 진리에서 한 단계 떨어진 것으로 보았지만, 근대 이후 예술은 오히려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다. 쿠르베의 리얼리즘처럼, 예술가는 자신이 속한 시대를 진실하게 기록하고, 사회적 불평등과 인간의 내면을 미학적으로 드러내며 비판적 성찰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상을 추구하는 예술은 현실을 넘어선 초월적 질서와 조화를 탐구한다. 플라톤의 이데아나 칸트의 ‘숭고’ 개념에서처럼, 이는 상징과 은유, 추상을 통해 인간 정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결국 예술은 현실과 이상이라는 두 축의 긴장 속에서 존재한다. 현실 예술이 ‘지금-여기’의 진실을 직시하게 한다면, 이상 예술은 그 너머를 상상하게 한다. 예술은 이 두 세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인간이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깊은 언어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번 이존립 작가의 여수 예울마루 개인 초대전은 작가로서 현실에서 이상을 꿈꾸던 그 전환의 결실과 그 과정의 시간을 공유하는 전시이다. 오랫동안 일관되게 추구해 온 자신만의 미학을 “정원”이라는 주제를 통해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장으로 계획되었다.

정원은 단순히 식물이 자라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의 축소판이며, 삶의 은유적 무대이자, 기억과 꿈, 이상향이 교차하는 정신적 풍경이다. 이존립 작가의 화면 속에는 늘 다채로운 꽃과 나무, 새와 강아지, 그리고 소녀나 여인의 모습이 등장한다. 작품 제목인 「Happy Day」, 「정원애(愛)」, 「정원에서 꿈꾸다 73°」 등은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시공간에서 비롯되는 기쁨과 평온을 정서적으로 전한다. 그의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화사한 색채와 풍성한 화면 구성이다. 큰 잎사귀의 녹색, 꽃들의 원색적 배치, 그리고 은은한 배경의 조화는 마치 살아 있는 세상처럼 화면을 채운다. 그곳에 공존하는 꽃과 나무는 생략과 묘사를 통해 기호화되면서도 생명력과 리듬을 잃지 않고, 빛과 그림자로 공간의 깊이를 절묘하게 형성한다. 작가의 작품에서 또 다른 중요한 상징은 여성이다. 그는 여성을 단순한 재현의 대상으로 그리지 않는다. 작가가 밝히듯, 그에게 여성은 참고 인내하는 존재, 어머니와 같은 생명력의 근원, 그리고 다산과 생성의 상징으로 이해된다. 이는 여성성을 통해 자연의 생성력과 연결하고, 인간과 자연이 맺는 조화로운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Scenery within 290.9x162.0, Oil on canvas, 2023




출품작을 살펴보면 「A Happy Day」 연작의 경우가 앞서 언급한 이존립 작가의 예술적 세계관을 가장 확연하게 보여준다. 꽃으로 장식된 피아노를 연주하는 인물, 꽃밭 사이에서 강아지와 교감하는 소녀, 꽃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이는 여성 등은 모두 정원의 풍요로움 속에서 평온한 서정을 연출한다. 작품은 밝은 녹색의 잎사귀와 원색의 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음악과 자연, 인간이 결합된 하나의 축제적 장면을 그려낸다. 이는 인간의 내적 기쁨과 외부 자연의 아름다움이 하나로 만나는 순간을 상징하고 있다. 관람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작품에서 보이는 행복감에 공감되어 이상향적 감정에 몰입된다. 이러한 작가의 의도적인 시공간의 구성은 「오래된 정원」 연작에서 시간의 층위가 강조되어 보여진다. 화면은 울창한 녹음과 꽃들로 가득 차 있으나, 제목은 ‘오래됨’을 지시한다. 이는 단순한 순간의 풍경이 아니라, 기억 속에 자리한 정원, 세월이 쌓여 형성된 내면의 풍경을 가리킨다. 꽃의 색채는 강렬하지만, 어두운 녹색과 대조되며 기억과 회상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작가에게 정원은 언제나 현재적 공간이자 동시에 시간적 누적이 깃든 마음의 공간인 것이다.

눈 내리는 풍경 속에 붉은 동백이 피어 있는 「설중 동백」 대작은 그의 회화 세계에서 또 다른 변주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회색빛 나무들과 하얗게 쌓인 눈, 선홍빛 동백꽃의 강렬한 색채 대비를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삶과 죽음이 끝없이 반복되는 생과 사의 순환을 함께 보여준다. 이는 ‘희(喜)’와 ‘락(樂)’에 집중하는 최근의 경향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삶의 숙연한 면모를 드러내며, 과거 고독과 애환을 다루던 초기 작업과의 연속성을 암시한다. 고요하게 삶이 멈추는 겨울 풍경에서도 새롭게 피어나는 생명의 기운은 일상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감성적 치유와 위안의 미학을 전달한다. 이처럼 이존립 작가의 회화는 관람자에게 강렬한 충격을 주기보다는 잔잔한 위로와 휴식을 건넨다. 이는 현대 사회가 지닌 불안과 과속화된 일상에 대한 작가의 응답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정원은 단지 아름다운 풍경을 초월하여, 어느 순간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심상의 정원’으로 다가선다. 작품 속 꽃과 여인, 동물들은 따뜻한 서사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보는 이로 하여금 잠시나마 내면의 평화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 제목인 「푸른-숨, 정원애(愛)-스미다」는 이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예술은 오랜 시간 우리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하였다. 이존립 작가의 창작활동은 인간의 마음에 희망을 심는 화가로서 자리한다. 그의 예술은 결국 ‘마음의 정원’을 일구는 작업이다. 그의 그림은 고단한 삶을 바라보던 초기 시절에서 벗어나, 인간과 자연의 화해, 희망과 기쁨을 노래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이번 전시는 그 전환의 성숙한 결과물로서, 관람자에게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삶의 위안과 휴식, 그리고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그가 우리에게 제안하는 정원은 더 이상 그림 속 배경이 아니라, 관람자가 머물고 싶은 마음의 풍경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작가의 정원은, 바로 우리가 살아가며 잃어버린 평온을 되찾게 하는 하나의 예술적 피난처이자, 희망의 씨앗을 심는 공간이다. 이러한 논리로 해석되는 “정원과 예술”을 주제로 천작한 작품을 깊이 이해하려면 이는 단순히 미술사적 맥락뿐 아니라, 철학적 사유와 미학적 관점에서 접근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언급한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남기며, 자연을 인위적 사회로부터 벗어난 순수성의 상징으로 보았었다. 그에게 정원은 문명과 자연의 중간지점으로, 인간이 자연을 길들이면서도 동시에 자연과 조화를 추구하는 공간이었다. 이러한 의미를 살펴보면 이존립 작가의 작품 역시 루소적 의미에서 자연 속 평화와 자유를 향한 귀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내부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평온, 안도, 위로를 제공하는 작가의 예술적 활동은 어느덧 예술과 삶,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지점에서 공감과 치유의 미학으로 작동하고 있다. 더불어 작가의 예술 활동 역시 개인의 업에서 공적 영역의 예술 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의 문화기관이 이존립 작가를 초청해 기획 전시를 마련하는 일은, 지역 예술생태계의 지속성과 품격을 가늠하는 중요한 과업이다. 작가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조명함으로써, 그가 지역 문화계에서 차지해 온 예술적 위치를 재확인하고, 후배 세대에게 지역 예술의 연속성과 가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기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 자산을 발굴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문화적 주체임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이존립 작가에게 40여 년 화업의 ‘삶과 예술적 궤적을 집약한 회고의 장’이며, 여수 예울마루에는 ‘지역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는 공공의 장’이다. 작가와 지역, 그리고 기관이 함께 만들어내는 이러한 만남은, 예술이 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공동체의 문화로 확장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그것이 바로 지역의 대표 문화공간에서 열리는 중견작가 개인전이 지니는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A happy day 259.1x 162.1, Oil on canvas, 2025



이존립 aabb0617@naver.com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동 교육대학원 졸업

-개인전 및 초대전70회. 국.내외 아트페어 70회 출품. 단체전 300여회 출품

-지역작가 초대전/예울마루/여수/2025 
강진아트홀 기획초대전/강진군/2023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초대전/목포/2022
-마루아트센터 초대전/서울/2021
-마산 현대미술관초대전/마산/2020
-남포미술관초대전/고흥/2018
-금보성아트센터 초대전/서울/2016
-제주현대미술관 초대전/제주도/2012
-홍콩어포터블 아트페어/홍콩컨벤션센터/홍콩/2024
-대구아트페어/EXCO/대구/2024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벡스코/2023
-코리아 아트페어/코엑스/서울/2022
- 인천아트쇼/송도컨벤션센터/2021
-서울아트쇼/COREX/서울/2019
-화랑미술제/코엑스/서울/2019
- 대한민국미술대전. 전라남도미술대전. 광주시전.개천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7차교육과정 중학교미술교과서 작품 수록(출판사:미레엔)
- 2015 개정교육과정 고등학교미술교과서 작품 수록(출판사: 씨마스)
-서진규박사(저) 행복수업 31점 그림수록
-신병은시인 시집 휴 37점 그림 수록
-7차교육과정 교과서 작품 수록(미레엔 중등교과서)
- 2015 개정교육과정 교과서 작품 수록(씨마스 고등학교 미술교과서)


◆현재
선과색, 그룹새벽, 중작파회원
전라남도미술대전 초대작가. 
행주미술대전,경기미술대전. 바다사생대전, . 온고을미술대전,운영위원 역임. 
한국미술협회 여수지부장 역임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겸임교수 역임  
한국미술협회 이사 역임  
     
◆심사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역임 
전라남도미술대전 심사위원역임
 광주시전.개천미술대전 심사위원역임. 

◆출판물
서진규박사(저) 행복수업 31점 그림수록
신병은시인 시집 휴 37점 그림 수록
경기도로공사 표지그림
미국CFM사 캘린더제작(2008)
7차교육과정 교과서 작품 수록(미레엔 중등교과서)
2015 개정교육과정 교과서 작품 수록(씨마스 고등학교 미술교과서)
2018 개인화집발간(정원에서 꿈꾸다.  73° )
수협캘린더 제작(2024)


오래된 정원 166.0x227.5, Oil on canvas,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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