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이 실천하는 세계 만들기
'자연의 영토' 전시 개최
자연과 예술의 경계를 탐구하는 특별한 전시, 《자연의 영토: 함께-세계 만들기에 대한 예술적 물음》이 김포 애기봉평화생태공원 평화생태전시관에서 개최된다. 특히, 한반도 분단의 상징적 경계이자 생태계 보고인 DMZ 접경 지역에서 '생태와 평화'의 화두를 예술적으로 조명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김포문화재단이 주최하고 김포문화재단과 감성정책연구소가 주관하여 2025년 10월 21일(화)부터 12월 7일(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예술감독 최창희의 기획 아래, 자연을 단순한 대상이 아닌 사물 주체로서 재조명하며, '함께-세계 만들기'의 실천적 가능성을 모색한다. 작년에 국립생태원 등과의 심도 깊은 협력 아래 진행되었던 동명 전시의 후속 전시인 이번 전시는 2025년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역문화 활성화 사업' 선정을 통해 김포에서 그 의미를 더욱 확장하여 이어간다.
예술가 7인의 협력과 탐구
이번 전시에는 총 7명의 예술가가 참여한다. 작년 전시에 참여했던 고사리, 김남수, 김순임, 노태호, 이인의, 이연숙 작가와 새롭게 합류한 이다슬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예술가들은 자연과 생태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각자의 예술적 언어로 자연의 영토와 존재 방식을 탐구한다. 특히, 2024년 국립생태원 및 다양한 전문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과학자 및 인문학자와 융합적인 탐구 경험을 축적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연과의 관계를 성찰하고 인간과 자연의 화해와 조화를 위한 실제적인 세계 만들기의 실천을 예술 작품을 통해 제시한다.
예술감독 최창희는 '이번 전시는 예술적 질문과 방법을 통해 자연-생태, 그리고 여러 생명체들(해오라비난초, 담비 등)까지 참여자로 초대되었다. 참여 예술가들은 지구 전 생명체가 함께 공생하고 공-산하는 함께-세계 만들기의 실천을 전시라는 형식으로 관람객과 공유할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연계 프로그램
전시와 연계한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10월 31일(금)과 12월 4일(목) 오후 2시에는 전시 참여자와 과학자가 함께하는 토크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한 같은날 오전 10시 30분부터는 애기봉 전시와 더불어 김포문화재단 작은미술관 보구곶에서 열리는 전시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_풍경/경계>를 함께 즐기는 투어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분단과 생태의 상징적 경계인 김포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펼쳐지는 7인 예술가들의 진정성 있는 세계 만들기에 동참하여, 평화와 생명의 영토로서 자연과의 새로운 관계를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관람객의 관심과 참여로 더욱 확장되고 연결될 것이다.
※ 본 전시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년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에 선정되어 추진되었다.
자연의 영토: 함께-세계만들기에 대한 예술적 물음
ㅇ 전시기간: 2025. 10. 21 (화) ~ 12. 7 (일)
ㅇ 장소: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평화생태전시관 (경기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193-7)
ㅇ 예술감독: 최창희(미학자, 감성정책연구소 소장)
ㅇ 참여자: 고사리, 김남수, 김순임, 노태호, 빨간씨+이인의, 이연숙
ㅇ 주최: 김포문화재단, 감성정책연구소
ㅇ 후원 : 예술경영지원센터
※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년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에 2024년도 개최되었던 <자연의 영토: 함께-세계 만들기에 대한 예술적 물음> 전시가 선정되어 다시 개최되는 것임. 재개최의 상황에 따라 24년도 전시의 일부를 조정, 변경하여 추진
※ 2024년도 개최된 전시는 국립생태원의 과학자와 예술가, 인문학자가 워크숍 기반으로 협력하여 만든 것이며, 자연의 영토에 대한 예술적 물음을 ‘함께-세계 만들기’(도나 해러웨이의 개념어)의 실천의 형식으로 마련된 것임. 또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었으며, 국립생태원의 후원과 협력으로 추진
■ 전시 및 행사
<자연의 영토: 함께-세계 만들기에 대한 예술적 물음>
● 기간: 2025. 10. 21 (화) ~ 12. 7 (일)
● 장소: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평화생태전시관
● 내용: 예술가, 인문학자, 과학자 그리고 멸종위기동식물이 참여한 ‘함께-세계만들기에 대한 예술적 물음’에 대한 전시 (예술가 4명, 인문학자 2명 참여, 10작품)
토크프로그램
● 기간: 2025년 10월 31일 금요일 14시, 12월 4일 목요일 14시
● 장소: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조강전망대 평화교육관
● 내용: 제작 과정과 작품에 대한 참여자와의 대담
투어프로그램
● 기간: 2025년 10월 31일 금요일 오전 10시30분, 12월 4일 목요일 오전 10시30분
● 장소: 김포아트홀 → 작은미술관 보구곶 →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 내용: 작은미술관 보구곷과 애기봉 전시를 예술감독과 함께하는 투어 프로그램
■ 전시서문
자연의 영토는 존재하는가?
과학자와 예술가, 그리고 인문학자가 함께-세계 만들기의 실천
예술감독 최창희 | 미학자, 감성정책연구소 소장
자연의 영토라는 말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영토는 국가의 통치권이 미치는 영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법률적, 정치적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자연의 영토인가? 자연의 영토라는 문제적 화두를 던짐으로써 인간의 영토와 마찬가지로 자연의 영토에 대해 사유를 제안하고자 한 것이다.
전시는 지구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더불어 문명화된 지구 생태계에서 대상이나 타자로서 자연이 아닌 사물 주체로서 자연의 영토와 존재방식에 대하여 과학과 철학(미학), 그리고 예술의 상호협력적 방식으로 탐구를 제안한다. 자연과 인간이 화해하고 상생 할 수 있는 방법을 과학-인문-예술의 경계허물기를 시작으로 자연-생태와 함께 참여자(과학자, 인문학자, 예술가, 나아가 관람객)를 포함하여 지구의 전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고(공생 共生), 함께 생산하는(공-산 共-産) 것으로서 함께-세계 만들기의 실천 과정을 마련하였다. 즉 자연-생태가 힘을 모아 함께-세계만들기에 대한 실천을 시작했으며, 그 과정을 전시라는 형식으로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자연의 영토에 대한 우리의 질문에 자연-생태는 스스로 또는 우리보다 앞서서 공생, 공-산하고 있다고 응답한다. 함께-세계 만들기에 먼저 초대된 과학자, 인문학자, 예술가와 더불어 자연-생태인 비인간생명체들은 이러한 실천의 과정이 지속되기를, 나아가 우리 모두가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 작품 설명

김순임, 〈길 위의 날개〉, 2024, 길 위에 떨어진 깃털, 와이어, 무명실, 폐보도블럭, 가변설치
길 위에 떨어진 깃털이 작은 날개들로 이들의 존재를 증명하며, 이 생명의 삶이 나와 같은 공간에서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내가 걸어왔던 길, 그 시간 속에서 나와 함께 존재했던 생명들의 작은 기억과 그 작은 날개의 흔적을, 길 위에서 뿌리내리고 자라나는 식물의 생명력으로 표현한다.

고사리, 〈자리〉, 2024, 캔버스에 연필, 53cm×41cm (15EA)
새들의 생이 지나간 자리에, 그 흔적들이 유리창에 남아있다. 죽기 전 마지막 충돌의 순간을 연필의 흔적으로 따라간다. 실체가 떠난 자취를 캔버스에 옮기며 생을 기리는 시간을 가진다.

고사리, 〈제비집〉, 2025, 강릉남대천 진흙과 지푸라기, 황토, 15×8×10(h)cm, 가변설치
강릉 시장 한켠의 제비집은 한 가족의 보금자리이자 사람과 동물간의 관계와 돌봄을 의미한다. 시장 주변 강가의 흙과 지푸라기를 주워 와 제비집을 만들어 그 흔적을 되짚어보며, 세계 안에 서려 있을 다정한 돌봄을 돌아보고자 한다.

고사리, 〈제비자리〉, 2025, 한지, 강릉남대천 진흙, 황토, 27×27cm(6개), 45.5×27cm(2개)
강릉 시장 한켠의 제비집은 한 가족의 보금자리이자 사람과 동물간의 관계와 돌봄을 의미한다. 시장 주변 강가의 흙과 지푸라기를 주워 와 제비집을 만들어 그 흔적을 되짚어보며, 세계 안에 서려 있을 다정한 돌봄을 돌아보고자 한다.

김남수, 〈따개비가 ‘군체’로서 파도에 대항하는 방식〉, 2024, 책, 25.4×37.4cm
서해안 고군산군도에서 바다와 접변하고 있는 해안가 따개비의 군집 형태는 서해안의 들이치는 파도에 분산과 흘리기로 대응하는 것이다. 이 발견은 국립생태원 생태신기술팀의 김백준 팀장의 것이며, 그로부터 가설은 ①파도 읽기와 흘리기의 테크놀로지 ②따개비 ‘군체’의 건축술과 병참술 ③따개비 ‘군체’의 서해안 파도의 성격에 따른 변주와 변형 등으로 이어진다. 전시에서는 ①과 ②의 단계 일부를 지식의 앗상블라주로 탐색하는 수준에서 참여 한다.

빨간씨, 이인의, 〈과학자의 자연〉, 2024, 2채널, 영상 25분
《과학자의 자연》은 두 개의 스크린에 펼쳐지는 25분 영상으로, 여섯 명의 국립생태원 과학자가 자연과 마주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멸종 위기의 생물을 기록하고, 숲과 습지를 조사하며, 실험실에서 생태를 모방하는 순간들은 우리가 자연을 이해하고 대화하는 또 다른 방식을 드러낸다.

빨간씨, 〈빨간씨의 기록〉, 2024, 텍스트와 이미지
예술감독인 최창희는 예술가와 과학자, 인문학자의 공동 워크숍으로 국립생태원 과학자 6명의 연구 과정을 탐구하는 기획을 하였다. 예술감독의 부캐인 빨간씨는 그 과정에서 경험하고 느낀 여러 의미와 가치들을 글로 남겼다.

노태호, 〈Gap forming; 틈새 세우기〉, 2024, 보도블럭을 본뜬 석고, 틈새에서 채취한 이끼, 가변크기
Gap forming; 틈새 세우기는 우리 삶에서 가깝지만 쉽게 발견하지 못했던 자연의 일부를 새롭게 조명하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성을 드러낸다. 의도적으로 분리된 자연물과 인공물 사이에는 수많은 양가적인 언어가 형성 된다. 중심부와 주변부, 고정된 것과 움직이는 것, 딱딱한 것과 부드러운 것, 배타적인 것과 포용적인 것 그리고 인간의 영토와 자연의 영토이다. 도시 속 흔한 풍경에서 간과되었던 소재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의외성을 부각하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공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다슬, 〈옛사람들의 등한라산기2〉, 2025, 글, 사진, 그림 외, 가변설치
《옛사람들의 등한라산기2》는 1960~80년대 한라산 등반 기록과 멸종위기종 이미지를 병치하여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조명한다. 당시 사람들은 자연 훼손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바위에 이름을 새겼고, 흔히 보이던 한라산 고유종들은 현재 보호종이 되었다. 전시는 이 상반된 상황을 탁본, 멸종위기종 회화(검독수리, 한라솜다리 등), 등반자의 글 세 가지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는 무엇이 남고 사라지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기후 변화 속에서 통제가 심해진 한라산의 역설적 상황과 사라져가는 자연에 대한 다층적인 시선을 관람자에게 제공한다.

이연숙, 〈Transplant_to move or to be moved〉, 2024, 복합매체, 가변크기
최근 나의 관심은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 맺기와 공존, 균형이다. 즉 ‘공간은 기억에 의해 장소가 된다’에서 ‘공간은 그곳에 거주하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에 의해 장소가 된다’로 화두가 확장되면서 음과 양, 삶과 죽음, 정신과 육체, 나와 타자처럼 대립항은 조화를 이루며 결국 그 경계가 없는 하나가 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또 가시 영역의 경계 어딘가에 존재하는 Transplant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의 장소기억을 축적한다.